'그 남자 이야기' - 후기
짧은 글 쓰고도 후기는 꼬박꼬박 쓴다. ^^;; 내 글에 자신이 없으니 확인받고 싶음이다. 내 의도가 제대로 전달이 됐는지 소설에서 제대로 표현 못한 내용, 후기로라도 전달하기 위함이다. 자고로 창작자는 독자에게 자유로운 해석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라도 말을 아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내게 그런 여유는 없다. 당신의 자유로운 해석은 잠시 접어두고 '아하 그런거였어~?' 라는 반응정도면 족하다.
ㅡ.ㅜ
개인적인 경험이 묻어나온 글이다. 고집불통에 허풍이 다소 센 친구를 떠올리며 캐릭터를 만들었고, 그 친구와의 수많은 말다툼을 기억하여 대화를 이끌어봤다. 그러다보니 처음 구상과는 달리 순 대화로만 글이 진행되었는데(원래 구상은 둘이 헤어지는 장면을 시작으로 남훈의 생각을 정경의 묘사로 풀어보고 싶었음) 역시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단순히 그녀는 예뻤다보단 그녀는 캬라멜 향기가 났고, 초콜릿 맛이 났으며, 젤리처럼 부드러웠다고 ㅡㅠㅡ 표현하고 싶었지만 어쩌다보니 또 이렇게 되었다. 분량이 문제가 된다면, 그렇게라도 좀 더 나아질 수 있다면 앞으론 더 욕심을 내봐야겠다.
고집불통과 허풍스런면이 잘 드러났는지 모르겠다. 허풍은 '풍'에 힌트를 얻어 바람이란 장치까지 사용해봤는데 간지러울 뿐이고, 사적인 기억이 담길까 자세하게 표현하는 건 자제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그러다보니 내 기억에서만 캐릭터가 살아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둘의 오래된 문제까지 전달이 됐을지.... 남훈이란 캐릭터를 어떻게 느꼈을지 당신의 느낌이 궁금하다.
친구를 떠올렸다고 그 친구의 미래까지 이렇게 상상한 건 아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연민보단 차라리 안쓰러움을 담고 싶었다, 애정보단 애증이 더 어울릴 것이다, 따뜻한 바람보단 차가운 냉기를 불어넣고 싶었다. 내 친구가 언젠가 나를 떠올려주길 바랐다...
한페이지 소설은 일단 이걸로 마무리한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면... 당신과 다시 글을 나눌 수 있게 되길... 바란다..